
3일 차 시작!
오늘은 자금성을 가는 날이다.
근데 문제는 중국 관광지가 모두 위챗으로 예약을 해야 출입할 수 있는데
자금성이 엄청난 인기 관광지라 7일 전 예약이 열리는 시점에 오픈런이 필요하다는 것
당연이 이를 알리가 없었던 우리는 예약을 하지 못했고,
베이징에 가고도 자금성을 다녀오지 못하는 대참사가 일어날 뻔했지만
바질이 레딧을 뒤지면서 어떻게 외국인 한정으로 당일 입장권 구매를 할 수 있는 루트를 찾아냈다.
택시 기사님도 모르는 숨은 루트였는데 일단 밑져야 본전이니
안되면 자금성 뒤에 경산공원에서 자금성을 원경으로 즐긴다는 백업 플랜을 두고 자금성으로 출발했다
이미지 로딩 중...

택시에서 내리니 자금성 쪽문이 보였다
사실 레딧 발 정보라서 신뢰가 막 가진 않았기에
택시 기사님이 거기 당일 예매 안될 텐데요? 라고 했을 때나 외국인 전용 당일 창구가 있다는 곳으로 가는 길고 긴 담벼락길에서
아 이거 여기서 손절하고 경산공원으로 타협할까요? 했지만
그때마다 바질이 일단 가봅시다 가보고 안되면 거기서 빠꾸 치면 되죠! 라고 붙잡아서
저 대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보니까 진자 무슨 줄이 엄청 짧은 창구 같은 게 있었고, 경비원들이 중국인들이 창구에 줄 서지 못하도록 막는 모습도 보였다!
와 이게 되나? 하면서 경비원한테 여권 보여주면서 한궈른~ 한궈른! 하니까 손으로 휙휙 들어가라는 손짓을 했다.
창구원한테 여권을 보여주니 표도 살 수 있었다
바질 만세!

이미지 로딩 중...

자금성 입구

거대한 정문을 지나면 탁 트인 광장과 멀리 거대한 누각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사람이 엄청 많다.

인파를 피해서 오른쪽의 정원길로 빠졌는데
근데 여기서 레전드 평화로운 장면 목격함

피곤한 아빠가 벤치에 누워서 낮잠을 자고 있고,
그런 아빠 배 위에 위에 딸이 대짜로 포개져서 자고 있는 것
진짜 와... 완벽하다! 싶었다.
나중에 저런 일상을 살고 싶었다
정원길은 출구랑 통하는 막다른 길이었어서 다시 인파 속으로 돌아왔다
이미지 로딩 중...

하늘의 구름이 자금성의 웅장함을 더 부각시킨다
청색 현판과 붉은색 기둥과 벽, 그리고 주황색 기와와 푸른 하늘의 조합이 진짜 기가 막혔다.
날씨 운이 정말 좋은 편

개인적으로 옛날 동양 건물들 찍을 때 좋아하는 각도라서 남겨봤다
정문에서 봤던 큰 누각을 지나도 계속 이어서 5번 정도 큰 광장과 또 다른 큰 누각이 나온다.
이미지 로딩 중...

중화전
한 3개의 거대한 전들을 지나니 슬슬 다리도 아프고 비슷한 건축물에 현판 이름만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4 번째 전부터는 출구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침에 밥도 못 먹어서 그런지 배가 고팠다.
지도를 켜서 별점이 꽤 높은 old beijing noodle이라는 음식점으로 택시를 타고 갔다.

아 근데 한 입 먹자마자 아... 망했다
우육면 토핑을 넣을 때 고수도 같이 넣어버린 것

싹 다 건져내고 면만 깨작하다가 고수향이 너무 심해서 그냥 포기했다
다음은 4명 다 각자의 니즈를 찾아 반나절동안 자유여행을 하기로 했다. 나를 뺀 3명은 첫날 갔던 왕푸징 거리에 각자 쇼핑과 구경을 하러 갔고,
나는 중국 국가미술관과 인민혁명군사박물관 중 고민을 하다가 중국에서만 볼 수 있는 인민혁명군사박물관으로 행선지를 잡았다.

인민혁명군사박물관 도착
여기도 나름 유명한 관광지로 보이는데
실물 크기의 비행기와 미사일이 실내에 전시되어 있다고..
자금성과 마찬가지로 예약을 하지 않았는데 일단 여권 들이밀고 싹싹 빌면 불쌍해서라도 보내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으로 끝없는 줄을 섰다.
게이트 쪽에 매표소가 있었고, 여권을 드린 다음
미리 준비해 둔 '티켓 살 수 있을까요?' 중국어 음성을 틀려고 하는데
매표소 직원이 눈길도 안주길래 일단 대기
여권을 슥 스캔하고 한번 훑어보길래 최대한 순종적인 표정을 지어서
난 행동이 예측 가능한 사람임을 표현했다
직원이 여권을 돌려주며 저기로 통과하라고 해서 시키는 대로 게이트 가서 여권 스캔하고 통과함


거대한 박물관 입구엔 노동자 복장에 무기를 든 남녀의 동상이 있었다
얼굴엔 강인함이 드러나고 떡 벌어진 어깨 F1 드라이버 뺨치는 목 근육 눈은 20도 정도 각도로 하늘을 향하기에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문을 지나 들어가면 바로 모택동의 동상이 나온다.
이번엔 지면과 수평으로 시선 처리가 되어있어서 거대한 초인이 위에서 굽어 살피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기억상 사진들에서 모택동은 다리가 짧은 것으로 보였는데
엄청 롱다리에 팔도 길쭉길쭉하게 표현됐다
좌 우로 전시관이 있었는데 좌우 벨런스를 맞추기 위해 오른쪽부터 관람을 했다.
우측은 중국 군대의 성립과 발전에 대한 역사가,
좌측은 중국 군대의 현재에 대한 선전이 있었다.

1927년 8월 1일 기억상 상하이에서 어떤 중요한 공산당 회의를 마친 다음 창립이 되었다고 해서 8월 1일이 중국인민해방군 창립일이고, 그래서 중국 군대의 여러 상징물에는 81이 써져 있다.
중국어로는 '빠이'로 발음한다
사진의 인물들은 다들 무언가 행동하고 싶고 신나고 들뜬 표정으로 보인다.
엄청 전시물이나 설명문이 많은데 영어없이 중국어로만 써져 있어서 구글 번역기 켜서 찍어보면서 관람하느라 진행이 더뎠는데
그래도 내용에 여러 가지 사족들이 풍부해서 보다 보면 재미있다

이걸 보고 이명박이 k-2 사격 시늉하면서 개머리판에 광대를 갖다 댔던 짤이 생각났다 ㅋㅋㅋ

6.25를 중국에선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일컫는데 그걸 하기로 결정한 회의라고 한다.

80~90년대에는 국가 개발을 위한 건설현장에 인민 해방군을 많이 투입했다고 한다.
사실 이때 천안문 사태(1989)가 일어난 시점이라 이거에 대한 언급이 있을까 했는데
아쉽게도 일언반구도 없었다.
외에도 여러 가지 거대한 동상, 석상, 부조들을 많이 봤는데 진짜 자원을 아낌없이 투입했구나 싶었다

엄청 뭐가 많았는데 길어지면 지루하니 패스하고 입구 좌측의 인민해방군의 방향성과 현재에 대한 선전관으로 가보자

누가 모택동을 시니컬한 문학청년으로 그려놨다
사실 이 전시관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
이미지 로딩 중...

열심히 연설하는 집권 초기의 시진핑
온 세상이 시진핑



중국 버전 해병의 긍지 비슷한 것 같다


정말 솔직히 우리나라도 이런 거 하나쯤 해야 한다고 본다.
이성과 맹목을 정교하게 조합해서 강력한 뽕을 만들어서 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개선하고, 입대율도 좀 올리고
그리고 복무 의지도 좀 고취시키고
우리나라는 청년들한테 자신이 횃불을 들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게 정말 아쉽다
우측 관람을 끝내고 다시 모주석 동상이 있던 로비로 나와서 중앙으로 진행하면
인민혁명군사박물관의 시그니처 전시장이 나온다

중앙 녹색의 둥펑 미사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쟁 무기들이 실물 크기로 전시되어 있다.
정말 엄청난 사이즈로 진짜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아마 세계 최대 수준이 아닐까
2층에도 전시실들이 여럿 있었는데 원자력의 평화적(방어적) 사용을 홍보하는 원자력 전력 홍보관

각종 항공 미사일들을 전시해 둔 전시실도 있고

굳 관련 수묵화와 회화가 전시된 곳도 있고

아무튼 엄청 볼거리가 많다.
하지만 이미 자금성을 다녀온 내 발이 버티질 못해서 슥 훑어보기만 하고 구석에 벤치를 찾았다

박물관 사이즈가 진짜 넘사다
발 상태가 더 쉬어도 계속 관람을 하긴 어려울 것 같아서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나왔다

택시 목적지를 숙소로 설정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른 곳으로 착각하고 3키로 떨어진 곳으로 목적지 설정을 했던 것이었다
근데 덕분에 진귀한 경험을 했다.
숙소로 가능 길에 아무런 간판도 없고, 우편함도 없고 창문도 안쪽에서 다 검은색 비닐로 막아둔 회색 건물이 있었는데
마침 지나는 곳이 약간 정부건물 밀집 단지라 그냥 그런갑다 하고 지나가려는데
마침 창문 하나가 열려있는 거임?
호기심에 슥 봤더니 군대 지휘통제실처럼 CCTV 화면이 띄워진 TV가 너머로 길거리 뷰가 보였다.
뭐지? 내가 생각하는게 맞나? 싶어서
뒤에 누가 없나 슥 살피고 없는 걸 확인한 다음 한 번 점프해서 안쪽을 더 봤는데
CCTV 화면들이 여러 개 더 보였다.
와 대박
뒤에 슥 한번 더 살피고 폰 꺼내서 후다닥 영상으로 찍었는데
이미지 로딩 중...

CCTV 감시소
생각보다 잘 안 담겨서 아쉽다
일상적인 그냥 교통관제 센터일 수도 있겠지만 검은 비닐로 창문들 다 막아두고 현지 지도앱에도 아무런 표시가 안 뜬 걸로 보아 CCTV 감시초소 같은 게 아닐까 의심을 한다
더 서성거렸다간 한국 못 갈 것 같아서 한번 더 슥 돌아보고 가던 길 갔다.
이미지 로딩 중...

호텔 앞 플라워 아트1
중국의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을 화훼로 예쁘게 꾸며놓았다.
이런 게 일상인 나라의 청년들은 애국심이 없는 게 더 이상할 것 같다.
제발 우리도 이런거 좀 하자...
호텔로 돌아오니
나머지 3명도 다 호텔에서 쉬는 중이었다
여행의 대미 마지막 저녁은 경극을 관람하기로 했다.
(중국에 왔으면 경극은 봐야지 생각에 동기들한테 경극 가자고 졸라서 3명의 동의를 얻고 1명은 3인의 법칙에 따라 강제 동의를 얻어 예약을 했었다)
경극이 원래 되게 길다고 하는데
리원극장에서 영어로 자막을 띄워주고 3가지 주요 경극의 주요 장면들을 뽑아서 1시간 내외로 관람이 가능하다고 해서 거길로 ㄱㄱ

사이드 테이블석으로 1인에 180위안.
이미지 로딩 중...

테이블석
테이블석은 간단한 다과와 차가 나온다
처음엔 경극에 등장하는 배우가 분장하는 모습부터 보여준다.
이미지 로딩 중...

어? 누구지
첫 공연은 추강
절에 사는 진묘상이 절에서 공부하던 선비한테 빠져서 과거 보러 가는 선비를 쫓아가기 위해 뱃사공과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
이미지 로딩 중...

진묘상
두 번째는 천녀산화
하늘에 살던 천녀가 부처의 명을 받고 유마힐의 깨달음을 시험하기 위해 떠나는 장면
저 팔에 있는 천을 흔들며 춤추는 게 하이라이트라고 한다
이미지 로딩 중...

천녀
세 번째는 그 유명한 패왕별희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항우가 슬픔에 젖어 전장에서 복귀하고 후퇴를 결심하는 상황에서
첩 우희는 자신의 존재가 적군의 포위를 뚤어야하는 항우를 위험하게 할 것을 우려하여 검무를 추며 자결하는 장면
이미지 로딩 중...

우희야 방금 뭐라고 했니?
우희가 깩 하는 장면은 검무에 정신이 팔려서 찍지 못했다.
검무 마무리하고 저 칼을 자기 목에 가져다 대고 항우가 절규하는 것으로 극이 마무리
잘 봤다!
끝나니 9시 근처가 되어서 슬슬 마트를 갔다가 숙소에서 파티를 하기로 했다
장 보러 가는 길에 우연히 들어간 동네 슈퍼에서 유명 고량주인 노주노교를 팔고 있길래 가격을 물어보니 126 위안
옆에서 글렌이 이거 노주노교 등급 중 가장 높은 특곡인데 자기는 한 단계 아래인 대곡을 150위안 주고 샀다면서 대성통곡을 하길래
바로 결제. 2병을 살까 하다가 참았음...
아 씨 근데 가는 길에 계속 의심의 씨앗이 자랐다
인터넷에 아무리 찾아도 특곡을 200위안 밑으로 파는 경우는 없다고 나오는데
이거 짝퉁인가? 의구심이 스멀스멀
글렌한테 "혹시... 이거 내가 손해 보는 거거든? 글렌 대곡을 제 특곡이랑 바꿀 생각 없음?"
했는데
바로 거절당함 ㅋㅋㅋ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산 것은 특곡이 아니라 대곡보다 하나 아래인 두곡이었던 것
두곡은 정가가 125위안 정도 한다고 한다
짝퉁은 면해서 다행

꼬치랑 만두 디디추싱으로 주문하고 맥주랑 라면 좀 사 와서 마지막 밤을 마무리를 했다.
마지막날은 일어나서 대충 씻고 맥도날드 배달시켜먹은 다음 공항으로 출발
1시 비행기라서 뭔가 더 할 시간은 없었다.
공항에서 비행기 좌석을 지정하는데
승무원이 글렌한테 "두 유 스피크 잉글리시?" 하면서 "예스"라고 답하니까 비상구 좌석을 배정해 주셨다.
바질도 마찬가지로 영어 할 수 있는지 묻고 비상구 석을 배정해 주길래
어 그럼 나도! "아이 햅 배리 플루언트 잉글리쉬 스킬" "아이 원트 댓 싯 투" 바로 수능 영어 듣기 만점의 위용을 뽐내 주었더니
비상구 좌석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
역시 기회는 실력과 타이밍이다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도 기내식과 음료를 대접받으면서 비상구석에서 편안하게 왔다.
베이징 여행기 끝!
